대기업 기술연구소에서 제품개발을 담당하고 있는 차기태 씨는 대부분의 이공계 엔지니어가 그렇듯이 일이 많다. 하루 일과가 끝나고 집에 도착하면 11시~12시가 기본이다. 주말에도 어학 공부를 하느라고 쉴 틈이 없다. 이처럼 바쁘게 살다 보니 차 씨는 20대 후반이지만 항상 건강이 염려스러웠고, 적은 월급을 쪼개어 ‘보험중독증’에 걸린 것처럼 종신보험, 건강보험, 암보험 등 비슷한 성격의 보험 4~5개에 가입했다.불확실한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데 보험은 빼놓을 수 없다. 아무리 일을 열심히 하고 제태크를 통해 부자가 되어도 갑작스러운 교통사고를 당하거나 질병에 걸리면 그동안의 노력이 물거품이 된다. 과로에 시달리는 차 씨가 보험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그러나 뭐든 지나침은 미치지 못함과 같다..
서점 특유의 분위기는 언제나 나를 기분좋게 만들어준다.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서가에 모습을 드러내는 가계부는 더욱이 그랬다. 올해도 어김없이 가계부를 구입한다. 가계부를 구매하는 것만으로도 이미 부자의 길에 한 걸음 다가간 것 같은 기분이다. 작년에 사놓은 가계부도 뒷부분은 새건이나 마찬가지라는 사실이 마음에 걸리지만 앞으로의 다짐을 장황하게 늘어놓으며 스스로 합리화를 시킨다. 이렇게 몇 해가 반복된다. 일주일에 한 번 쓰기가계부를 생각하면 어린 시절 방학숙제로 쓰던 일기가 떠오른다. 매일써야 한다는 것을 알지만 꼭 개학이 임박해서야 밀린 일기를 쓰게 된다. 날씨가 어땠는지 들으면 지난 날들을 떠올리는데 도움이 될까 싶어 기상청 131로 전화로 걸어보기도 했지만 이내 한계에 달하고 만다. 숙제는 해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