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장’과 ‘저축’을 동시에 해결하는 변액보험
대기업 기술연구소에서 제품개발을 담당하고 있는 차기태 씨는 대부분의 이공계 엔지니어가 그렇듯이 일이 많다. 하루 일과가 끝나고 집에 도착하면 11시~12시가 기본이다. 주말에도 어학 공부를 하느라고 쉴 틈이 없다. 이처럼 바쁘게 살다 보니 차 씨는 20대 후반이지만 항상 건강이 염려스러웠고, 적은 월급을 쪼개어 ‘보험중독증’에 걸린 것처럼 종신보험, 건강보험, 암보험 등 비슷한 성격의 보험 4~5개에 가입했다.
불확실한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데 보험은 빼놓을 수 없다. 아무리 일을 열심히 하고 제태크를 통해 부자가 되어도 갑작스러운 교통사고를 당하거나 질병에 걸리면 그동안의 노력이 물거품이 된다. 과로에 시달리는 차 씨가 보험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그러나 뭐든 지나침은 미치지 못함과 같다고 하지 않았는가? 보험 하나 정도는 가입해도 상관없지만 월급을 몽땅 보험에 들이붓는 것은 문제가 크다.
1) 적게 들어 많이 받도록 가입하라
일단 보험에 가입하면 평균 20~30년 동안은 보험료를 납입해야 한다. 게다가 여러 개의 보험에 동시에 가입하면 한 달 보험료만 월급의 절반 가까이 차지하여 다른 재테크를 할 여력이 없어진다. 중요한 것은 보험을 여러 개 가입했다고 해서 혜택이 엄청나게 늘어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단적인 예로 자동차보험을 들 수 있다. 가령, 다섯 개의 자동차보험에 가입한 사람이 자동차 사고로 1백만 원의 손해를 입었다고 하자. 이 사람이 받을 수 있는 보험금은 얼마나 될까? 보험을 잘 모르는 사람들은 보험사 5군데에서 1백만 원씩 총 5백만 원의 보험료가 나온다고 지레짐작할 것이다. 그렇지만 이런 추측은 사실과 다르다. 손해보험은 원상회복이 주목적이므로, 가입자의 피해를 일정한 수준까지 복구시켜줄 만큼 보험료가 지급된다. 따라서 5군데의 보험사로부터 각각 20만 원씩 총 1백만 원의 보상금을 받을 수 있다. 결론적으로 보험금을 투입한 만큼의 효과를 보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보험은 재테크 수단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보험은 미래의 어떤 시점에 발생할지도 모르는 위험에 대비하는 것이 핵심이며, 재산을 증식하는 개념과는 거리가 멀다. 물론 저축성 보험은 만기에 보험료를 환급받기도 하지만, 단순히 돈을 돌려받는다는 수동적인 성격이 강하다. 따라서 보험은 최대한 적게 들어서 혜택을 많이 받는 것이 최선이다. 가급적이면 매월 나가는 보험료가 월급의 5~10% 이상을 초과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종신보험이나 정기보험, 변액유니버셜보험과 같은 보험상품들을 적절하게 이용하면 보험료를 절약하면서 충분히 위험 대비도 할 수 있고 재테크에도 도움이 된다.
2) 변액보험으로 두 마리 토끼를 잡아라
대부분의 보험 가입자들은 보험을 종신보험이나 정기보험처럼 사망보장 혜택을 받거나 보험료를 줄이기 위한 목적으로 이용해 왔다. 그런데 최근에는 보험도 투자개념으로 접근하는 추세다.
적금이나 적립식 펀드와 비슷한 장기적립식 투자형 보험들이 나오고 있다. 변액보험이 그 대표적인 것으로, 변액보험은 고객이 납입한 보험료의 일부를 주식이나 채권에 투자해 실적에 따라 추가 수익을 가져다주는 상품이다. 물론 원금손실 가능성도 있다. 변액보험은 크게 변액유니버셜보험, 변액연금보험, 변액종신보험으로 나눌 수 있다.
이 중 가장 대표적인 변액유니버셜보험은 상식적으로 알고 있는 보험과는 기본 콘셉트부터가 틀리다. 매월 적금 형태로 보험료를 내다가 중도에 필요한 자금을 얼마든지 인출할 수 있고 연금으로 전환하는 것도 가능하다. 즉, 보험의 보장기능과 은행의 저축기능이 혼합된 상품이다. 변액유니버셜보험의 강점은 보험 혜택과 함께 재테크도 할 수 있다는 점이다. 보험료를 펀드에 투자하고 그 실적에 따라 보험금이 변동되는 실적배당형 상품이기 때문이다. 그만큼 어느 정도의 위험이 따르는데, 펀드와의 차이점은 펀드는 위탁한 금액이 모두 투자에 들어가지만 변액보험은 원금의 85%가량만 투자에 활용된다. 변액보험에 가입할 때도 전략은 필요한데, 하나하나 따져다 보면 다음과 같다.
우선 가입자 본인의 상태를 점검해야 한다. 보험이라는 것이 중간에 해약하면 가입자가 반드시 손해를 보게 되어 있다. 변액보험은 오랜 기간 동안 보험료를 지속적으로 납입하면서 목돈을 목표로 해야 성과가 있는 상품이다. 특히 변액유니버셜보험은 10년 이상의 장기적 목적 자금용으로 활용하는 게 바람직하다. 납입한 지 10년이 넘으면 비과세 혜택도 주어진다. 그렇다면 가입자 스스로가 10년 넘게 보험을 유지할 수 있는 상황인지부터 따져봐야 한다.
하지만 변액보험도 기본적으로 보험상품이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자신이 필요로 하는 보장이 무엇인지를 먼저 생각하고 이에 맞춰 가입하는 것이 좋다. 가입 초기에 해약환급금이 납입한 보험료보다 적다.
또한 보험사가 변액보험을 통해 어떤 펀드에 투자하는지를 잘 살펴야 한다. 과거 몇 년간 펀드의 운용실적을 점검해 운용실적이 좋은 펀드를 운용하는 변액보험에 가입하는 것이 좋다. 가급적이면 어떤 자산운용사의 펀드인지도 확인해 보는 것이 좋다.
보험사도 잘 선택해야 한다. 변액보험은 오랜 기간 동안 보험료를 납입해야 하는 장기투자 상품으로 장기간 동안 보험을 잘 운용할 수 있는 우량 보험사를 선택해야 한다. ‘지급여력비율’이나 ‘부실자산 비율’ 등의 지표를 보면 보험회사가 얼마나 튼튼한지 판단할 수 있다. 보험소비자연맹 홈페이지(www.kicf.org)를 보면 이런 데이터들을 확인할 수 있다.
3) 보험중독증을 조심하라
언제 닥칠지 모를 위험을 대비해 보험은 필수다. 하지만 이것만은 알아두자. 인생에서의 큰 불행은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지만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것도 아니다. 실례로 일생을 살면서 교통사고로 사망할 확률은 얼마나 될까? 우리나라는 세계적으로 교통사고로 사망할 확률이 가장 높은 나라로 유명하다. 그러나 최근에 경찰의 단속이 강화되고 운전자들의 주행 습관이 개선되면서 교통사고로 죽을 확률은 점차 떨어지고 있다.
통계를 봐도 OECD 국가 중 한국은 일본, 헝가리, 폴란드 등과 함께 국민들의 평균수명이 가장 높은 나라에 속했다. 우리는 생각보다 오래 살고 있는 것이다.
보험에 너무 큰 비중을 두지 마라. 보험에 붙은 살을 빼고 남은 돈은 재테크로 돌려라. 보험에 들더라도 투자를 병행할 수 있는 변액보험 같은 상품을 주목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