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약생활의 작은 사치 Ⅲ
6. 된장녀의 상징 스타벅스 다이어리
스타벅스의 썸머 프리퀸시 이벤트가 유독 화제였다. 이벤트 기간에 음료 총 17잔을 마시면 가방 혹은 캠핑체어를 받을 수 있는데, 이 증정품을 고가에 되파는 리셀러들 때문에 심한 과열 양상을 보인 것이다. 급기야 주문한 17잔의 음료를 매장 앞에 그대로 버리고 증정품만 가지고 간 것까지 목격되어 기사로 보도되기도 했다.
스타벅스의 프리퀸시 이벤트는 본래 다이어리 증정 이벤트로 시작했다가 몇 해 전부터 여름에도 증정품을 걸고 진행하고 있다. 이 17잔은 미션 음료 3잔을 포함해서 마셔야 한다. 미션 음료는 시즌마다 바뀌지만 보통은 5,000원 이상의 음료들이 해당한다. 나머지 14잔은 아메리카노를 마시고 5,000원짜리 미션 음료 3잔을 마셨다고 가정하면 음료값으로만 7만 2,400원을 지불하게 된다.
늘 스타벅스 커피를 마시는 사람이라면 괜찮지만 다이어리를 받기 위해 일부러 지불하기에는 많게 느껴지는 금액이다. 더군다나 이번 프리퀸시 증정품인 가방은 부피가 커서 한 매장에 10개 안팎으로 입고되어 구하기가 더욱 어려웟던 것도 이벤트 과열 양상에 한몫했다. 커피 17잔을 마시려면 아직 멀었는데 가방이곤 일찍 동났다. 새벽 6시부터 기다려도 못 받는다 등의 소문이 돌면서 가방의 몸값은 계속해서 올랐다.
스타벅스 커피를 마시는 여자를 '된장녀'라 칭하며 손가락질하던 때가 있었다. 벌써 10년 준 이야기이고, 인식이 많이 바뀌었지만 커피 17잔을 마시고 받는 증정품을 목을 매는 모습이 아직도 일부 사람들의 시선에는 좋아 보이진 않았을 터이다. 나도 과거에 커피 17잔을 열심히 마셔 다이어리를 받고 나면 동시에 허탈함을 느끼고 내가 고작 이걸 받으려고 커피값을 쓴 것인가 하는 자책에 빠지기도 했었다. 하지만 절약을 하는 입장에서 보아도 합리적으로 이벤트에 참여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스타벅스의 커피를 마시기 시작한 것이 벌써 15년이 넘었지만 스타벅스 활용법을 제대로 알게 된 것은 불과 몇 년 전이다. 노파심에 미리 이야기하자면 절대 편법이나 부당한 방법을 사용하지 않는다. 스타벅스 자체에서 시행하고 있는 고객 서비스들을 적절히 활용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17잔의 커피를 마시려면 매일 하루 한 잔을 마셔도 17일의 시간이 필요하다. 예전에는 이 정도면 충분했지만 이벤트 증정품이소진되면 추후에는 아메리카노 음료 쿠폰 2장으로 대체하기 때문에 늑장 부릴 여유가 없다. 이때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내가 사용하는 방법이 에스프레소 신공이다. 이미 '스타벅스 에쏘신공' 이라는 별칭으로 많은 사람들이 개인 블로그 등에 자세한 후기를 공유하기도 했다. 편의상 미션 음료 3잔은 제외하고 시간이 많이 걸리는 일반 음료 14잔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다.
에스프레소는 커피 원액인데 물과 섞으면 아메리카노가 된다. 아메리카로는 혼자서 14잔을 한 번에 마실 수 없지만 에스프레소는 혼자서 14잔을 구매할 수 있다. 물과 섞이기 전의 에스프레소 1샷은 22ml이고, 이 샷만 구매해서 물과 섞어 마시면 집에서도 스타벅스 커피를 즐길 수 있게 된다. 14샷을 구매해도 총용량이 308ml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개인 텀블러에 받아오면 순식간에 14잔 미션을 클리어할 수 있다. 이렇게 텀블러에 담아온 에스프레소 샷은 얼음 틀에 얼려서 하나씩 물에 담아 먹는다.
에스프레소 신공을 조금만 응용하면 비용도 절약할 수 있다. 카페에서는 환경보호를 위해 개인 텀블러에 음료를 마실 경우 혜택을 제공하는데 스타벅스는 음료 300원 할인과 스타벅스 자체의 리워드 수단인 별을 1개 적립 중 선택할 수 있다. 텀블러를 가지고 가서 에스프레소 14잔을 주문하면 300원씩 총 4,200원을 할인받거나 별 14개를 적립할 수 있다. 평소 스타벅스를 이용해서 리워드 제도를 잘 활용하는 편이라면 별을 적립 받고 그렇지 않으면 300원 할인을 선택하면 된다.
결제를 스타벅스 카드로 할 경우 샷 추가가 무료로 제공된다. 에스프레소 1샷을 주문하면서 1샷을 추가하면 1잔 값으로 2잔을 구매하는 것이 된다. 같은 값으로 커피를 많이 마시고 싶으면 무료 샷 추가를 이용해 보자
각종 이벤트나 지인에게 선물로 받은 기프티콘도 이때 활용하면 좋다. 스타벅스 기프티콘은 금액권의 역할을 해서 꼭 기프티콘에 명시된 상품이 아니더라고 해당 상품의 가격만큼 구매하는 것이 가능하다. 예를 들어 아메리카노 톨 사이즈의 음료 쿠폰을 받았다면 정가인 4,100원 상당의 금액 상품권처럼 이용할 수 있는 것이다. 한 번에 여러 장사용 하는 것도 가능하기 때문에 프리퀸시 이벤트 때 사용하면 지출 금액을 줄일 수 있다.
이것도 저것도 복잡하게 여겨진다면 스타벅스 할인 신용카드를 사용한다. 커피숍 할인 혜택을 담고 있는 신용카드 대부분이 스타벅스를 포함하고 있을 것이다. 많게는 60%까지 할인하는 카드로 있으니 가지고 있는 신용카드 혜택을 잘 살펴보자, 내 경우 스타벅스 50% 할인 신용카드와 기프티콘, 텀블러 혜택 등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 1만 2,300원에 프리퀸시를 완성하고 가방을 받았다.
시간과 비용을 줄이기 위해 조금 번거롭게 음료를 구매한 것은 사실이다. 조금이라도 적은 비용으로 구매하기 위해 결제하기 전에 계산기 두드리며 시물레이션하는 시간만 2~30분씩 걸린 적도 있다. 하지만 6만원을 절약할 수 있으니 기꺼이 감수할 수 있는 번거로움이다.